▲ 뭐든지 화려하고 크다, 코타이 스트립의 복합리조트

마카오 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착륙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앞에 보이는 거대한 빌딩 숲이다. 건물들의 정체는 복합리조트 단지다. 21세기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복합리조트는 특급호텔 서너 개와 쇼핑시설, 컨벤션 시설, 공연장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카지노가 결합한 형태로 대략 규모가 우리나라 코엑스 단지를 훌쩍 뛰어넘는다. 마카오 복합리조트의 ‘원조’는 샌즈 그룹에서 운영하는 베네시안 리조트다. 우리나라에 이곳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배경에 등장하며 널리 알려졌다. 스위트 객실만 3000개를 품고 있는 베네시안 리조트 바로 옆에는 역시 샌즈가 운영하는 포시즌 호텔이 있다. 길 건너에는 최근 지어진 고층건물 3동이 눈에 띈다. 홀리데이인, 콘래드, 쉐라톤 호텔이 들어선 건물이다. 양쪽을 합치면 객실 수는 얼추 잡아도 900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소공동 롯데호텔이 1000객실이 조금 넘는 것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각 호텔들은 거미줄 같이 연결되며 지상 저층부와 지하공간은 600여개의 럭셔리 브랜드 매장 등 쇼핑 시설과 공연장, 컨벤션 센터 그리고 카지노가 들어서 있는 ‘작은 도시’다. 샌즈가 만든 이 놀라운 소도시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바로 옆에 베네시안과 거의 비슷한 크기로 파리지엔 호텔 공사가 한창이며 이곳에는 실물의 절반 크기쯤 되는 에펠탑도 들어설 예정이다.


▲ 푹푹찌는 마카오에서 즐기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샌즈는 지난해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윈터 앳 코타이 스트립(Winter at Cotai Strip)’ 행사를 연다. 베네시안 호텔 입구는 인공눈으로 하얗게 뒤덮이고 건물 외벽 4000㎡ 전체가 3D영상으로 뒤덮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4계절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화면들이 장대한 스케일로 펼쳐지고 화려한 퍼레이드와 오페라 라이브 공연이 화려함을 더한다. 바로 아래 운하에서 곤돌라에 올라타면 시원한 밤공기가 뺨을 스친다. 이탈리아 출신 미녀 뱃사공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아리랑을 불러주며 연신 ‘오빠’를 외치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한여름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만들어낸 원천은 다름 아닌 ‘돈의 힘’이다. 풍족한 자본이 만들어낸 도시의 화려함은 도박 이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들어 냈다. 할리우드 유명 여가수의 라이브 공연과 세계 최강으로 꼽히던 복서의 재기전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일 년 내내 열린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공연도 이곳에서 열렸다. 가족단위 손님들을 위해 어린이를 겨냥한 이벤트와 시설들도 꾸준히 확충하는 중이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등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퍼레이드와 얼음조각 전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워한다.

▲ 중국 본토에서 버스를 타고 마카오에 온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남겨놓은 유럽의 정취는 지난 1999년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편입된 이후 급속하게 사라져 가고 있다. 공용어로 쓰던 포르투갈어는 유명무실해 졌고 유럽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지금도 정신 없이 변신하는 마카오는 2015년 이후 더 큰 변혁을 맞을 전망이다. 중국이 주하이(珠海)와 마카오, 홍콩을 잇는 총연장 36㎞의 세계 최대 연륙교 ‘강주아오 대교’가 건설되면 페리를 타고 50분가량 걸리는 홍콩과 마카오는 20분 이내 거리로 좁아진다. 이는 중국 본토의 영향력이 훨씬 강해진다는 뜻이다.

마카오=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