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아, 옅은 비가 흩뿌렸다. 분무기로 쏘는 듯한 얇디 얇은 입자.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Foz do iguazu) 공항에 비 예보는 없었는데. 얼떨떨한 기자에게 노란 머리의 외국인 아저씨 한 분이 씩 웃으며 외친다. "Splash. That''''s the Iguazu Falls(이구아수 폭포에서 튄 물이야)."

콧방귀를 날렸다. 뭐,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가 이구아수를 본 뒤 넋을 잃고 ''''가엾은(poor) 나이아가라''''라고 했다고. 그게 다 상술인 거다. 가만, 그러고 보니 저 아저씨도 혹시 호객꾼 아냐? 폭포라야 제주도 ''''정방폭포'''' 정도나 알고 있던 기자의 착각은 딱 여기까지였다. 그랬다. 275개에 달하는 이구아수 폭포의 줄기 중에서 가장 포악하다는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o Diabo)''''. 순간 숨이 딱 멎었다.

① 275개에 달하는 이구아수 폭포 군단 중에서 가장 포악하다는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o Diabo)`. 흉물스럽게 생긴 악마가 입을 쩍 벌린 채 연신 벌컥벌컥 폭포수를 들이마시는 형상이다. 이 목구멍이 삼켜대는 양도 상상 초월이다. 이구아수 폭포 평균 수량의 무려 5배에 달하는 초당 6만여 ｔ의 물이 이 목구멍으로 빨려든다.마치 폭포라기 보다는 그저 흉물스럽게 생긴 악마가 입을 쩍 벌린 채 ''''파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폭 2㎞가 넘는 이구아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마시대는 엽기적인 모습이라니. 그 목구멍이 삼켜대는 양도 상상 초월이다. 이구아수 폭포 평균 수량의 무려 5배에 달하는 초당 6만여 ｔ. 상상이 가는가. 물을 가득 실은 1ｔ 트럭 6만여 대가 일제히 그 목구멍 속으로 빨려드는 가공할 만한 장면이.

악마의 목구멍으로 향하는 길도 험악했다. 브라질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진입했다. 보통 동선은 이렇다. 브라질 사이드에서 274개의 이구아수 폭포 줄기를 먼저 봐야 한다. 가이드에게 이유를 따져 물었더니 살벌한 답이 돌아온다. 우두머리 격인 악마의 목구멍을 먼저 보면 나머지 274개 폭포가 모두 시시해져 버린다는 것.

② 이구아수 폭포의 속살을 즐기는 최고의 투어 마쿠코 사파리. 25인승 보트를 타고, 아예 폭포수 안으로 쑥 들어가 버린다. 흠뻑 젖을 각오를 하고 도전하실 것.아르헨티나 사이드는 북부 푸에르토이구아수시가 거점이다. 국경 경비대를 통과한 버스는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까지 20여 분을 내달렸다. 불과 1시간여 만에 화폐가 바뀌니 기분이 묘하다. 악마의 목구멍까지 안내하는 이동 수단은 앙증맞은 기차다. 첫 번째 역은 ''''카타라타스(Cataratas)'''' 역. 영화 ''''미션'''' 촬영지를 구석구석 둘러본다. 두 번째 정거장이 바로 악마의 목구멍 역이다. 기차에서 내리니 잔잔한 강을 따라 간신히 사람 2명이 지날 수 있을 정도의 좁은 철제 덱이 이어져 있다. 목적지를 찾는 건 식은 죽 먹기다. ''''고오오.'''' 악마의 괴성이 귓전에 강하게 때리고, 앞서가던 관광객들의 "아"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지면 바로 거기다.

주변을 에워싼 300여 명의 관광객이 난간을 따라 넋을 잃은 채 입만 벌리고 선 곳. 그랬다. 극과 극은 통하는 걸까. 지척에서 본 그 목구멍 속은 이율배반적으로 눈부셨다. 무려 20층 고층 아파트 높이인 82ｍ의 낙차의 목구멍. 길이 700ｍ, 폭 150ｍ짜리 두꺼운 악마의 입술은 U자형으로 굽어져 있다.

③ 악마의 목구멍으로 안내하는 오픈톱 형태의 기차. 영화 `미션` 촬영지인 첫 번째 카타라타스(Cataratas) 역을 지나면 이내 악마의 목구멍 역에 닿는다. 이 기차는 평일에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그리고 그 속으로 연신 떨어져 내리는 초당 6만여ｔ의 누런 물줄기와 거대한 포말. 난간을 꽉 잡았는데도 순간 몸이 쑥 달려 들어가는 아찔한 기분이 든다. 입을 쩍 벌린 채 한 10분쯤 지났을까. 고함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신 기자, 카메라 커버!". 가이드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 순간 ''''놈''''의 먹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짤막한 순간, 그 목구멍의 공포에 질려 혼이 빠진 채 눌러버린 카메라 셔터 숫자는 무려 256컷. 애지중지했던 카메라 커버가 폭포 아래로 떨어진 것도 까맣게 몰랐다. 가이드의 짤막한 주의사항이 귓전을 때린다. 이곳에서 ''''30분 이상 이 악마와 눈을 마주치지 말라''''는 것. 1분엔 근심을, 10분 정도면 생의 시름을 삼켜버리는 이 순박한 폭포가 30분 눈을 맞추면 영혼을 가져간다고 중얼댄다. 그리곤 쐐기를 박는 한마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와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자살이 잦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것.

살벌한 투어 뒤에 기념품 가게에서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끼운 팔뚝 형상의 조형물. 이건, 영락없이 욕설의 상징인데 가이드는 이곳에서 ''''신의 가호''''를 뜻하는 영험한 선물로 통한다며 킥킥댄다. 흠, 좋다. 나를 이역만리 지구 반대편으로 보내셨겠다, 데스크에게 선물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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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항은 없다. 국적기는 보통 뉴욕을 경유한다. 도하를 경유하는 카타르항공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시간은 약 24시간. (02)3708-8548

[이구아수(브라질) = 신익수 여행ㆍ레저전문 기자]